화전역이 마침내 ‘한국항공대’역으로 재탄생합니다. 서울역에서 경의중앙선으로 17분 걸리는 다섯 번째 역, 2호선 홍대입구에서 갈아타면 11분 만에 네 번째로 도착하는 역입니다. 일반시민들에겐 인근의 3호선 화정역과 혼동되는 여전히 낯선 역이름이 화전역입니다. 마을의 첫인상을 좌우하는 게 지명인데 숨겨진 뜻은 모릅니다. 꽃밭을 뜻하는 ‘화전(花田)’은 이곳 지역이 서울 인근에서 원예가 활발했던 덕분에 얻은 이름입니다. 1992년 시 승격 전까진 고양군 신도읍 화전리가 옛 지명입니다. 1952년 한국전쟁 당시 부산 동구 범일동에서 3년제 국립항공학교로 개교한 이듬해 서울 용산(한강로 65번지)으로 옮긴 후 다시 이곳(당시 경기도 고양군 신도읍 화전리 200-1번지)으로 이주한 게 1963년입니다. 대학이 들어오면서 경의선에 정차역이 생겨나자 역 주변엔 사람이 모여들고 마을이 형성되기 시작했습니다. “부지를 물색하러 왔더니 정문 쪽엔 침술 하는 집과 돼지 키우는 집 둘만 있었지.” 1976년 신입생 당시 지금은 모두 고인이 되신 은사님들로부터 내가 들었던 얘기입니다. 우리 대학이 이곳에 정착해 마을을 일군 지 꼭 60년 되는 해에 역명을 보상받은 셈입니다. 세상 변하고 경의선이 전철로 바뀌면서 새로운 환경이 만들어졌습니다. 복선화 전철이 건설되면서 화전역과 울타리 하나 사이에 지었던 구건물들과 정문이 헐리면서 새로 매입한 부지에다 새 건물들을 지어 지금의 위치로 옮겨왔습니다. 활주로 너머로의 캠퍼스 이전이었습니다. 당시 정든 캠퍼스를 내주면서 전철역의 이름에 소홀했던 건 아쉬운 대목입니다. 한국항공대역은 그때 탄생했어야 했습니다.
航大 구성원 여러분!
‘한국항공대’역의 탄생을 자축합니다. 선거공약을 실천한 49대 총학생회의 노력과 성공을 축하합니다. 무엇보다도 주민들의 노고가 큰 힘이었습니다. 새로운 역명 짓기보다 훨씬 어려운 개명이 가능했던 건 화전지역 주민들의 합심 덕분입니다. 두 차례 설문조사와 직능단체의 민원 제기, 시장 초청 간담회에는 각종 규제로 묶여 낙후된 이곳 지역을 새로운 ‘캠퍼스타운’으로 바꿔 달라는 주민들의 호소가 담겨있었습니다. 한때 역명 변경에 반대했던 주민들도 민원에 동참했습니다. 그분들은 항공우주의 브랜드를 지닌 대학이 지역발전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나도 총장 취임과 함께 고양특례시에 뿌리를 둔 우리 대학이 지역과 상생하는 성공 사례가 될 것임을 천명했습니다. 올봄엔 총학생회의 착한 가게 ‘항술랭’ 캠페인에 11항공단까지 동참해 화전의 상권 활성화를 시작했습니다. 지역사회와 맺은 약속은 이제 탄력이 붙어 하나씩 이행될 것입니다.
지금 추진 중인 화전역 지하도 보수공사가 마무리되면 내년부터 찻길 위의 전신주가 사라지고 화전역 1번 출구와 화전 상가를 잇는 보행로가 새롭게 정비될 것입니다. 전국의 전철역 지도와 안내판을 모두 바꾸는 작업이 내년부터 진행되는 동안 ‘한국항공대’ 전철역 일대는 서서히 대학 문화가 생동하는 캠퍼스타운으로 변모할 것입니다. 한국항공대역을 드나드는 5천명의 재학생과 교직원은 이제부터 캠퍼스타운 건설의 주체가 되어야 합니다. 역명 변경은 KAU의 브랜드 홍보에도 도움이지만, 화전을 ‘대학의 거리’로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 ‘VISION 2025’로 우리 대학의 국내외 위상이 높아질수록 고양특례시와 시민들은 KAU가 지역사회의 소중한 자산임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화전은 한국항공대가 곧 브랜드입니다. 풍부한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그동안 실천이 미흡했던 짐을 이제 벗고자 합니다. 향후 역명 변경과 더불어 항대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캠페인에도 탄력이 붙을 것입니다. 변화는 본래 어려운 일이지만 낡은 프레임을 걷어내야 미래가 있습니다. 우리 대학의 도전과 혁신은 계속됩니다. 우선 화전을 새로운 대학 문화의 거리로 만들어 봅시다. 지난 5월 올렸던 메시지대로 하면 됩니다.
선택과 집중
뛰어난 투자와 기부로 흔히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렌 버핏(Warren Buffett).
지금 93세가 된 이 투자의 귀재가 세간에 전하는 어록이 많습니다. 한번은 전용기를 10년 몰았던 조종사 마이크 플린트는 자신의 보스가 어떻게 투자마다 성공하는지가 궁금했습니다. 버핏은 그에게 앞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 25가지를 적어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나자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5가지만 골라 동그라미를 표시하라고 했습니다.
“나머지 스무 개는 어떻게 할 건가?”
“급한 것부터 하고 나머지는 틈틈이 노력해야지요.”
“아니, 틀렸네. 자네가 동그라미 치지 않은 건 모두 피해야 할 목록(‘avoid at all cost list’)일세. 다섯 개 모두 달성할 때까진 거들떠봐선 안 되네.”
이게 종목 선택에 승부를 거는 투자업계에서 유명한 버핏의 ‘5/25 rule’입니다. 사람들은 최우선의 목표를 실천하는 동안에도 나머지 목표들을 여전히 염두에 둡니다. 가능한 많은 목표를 달성하는 게 현명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버핏의 조언은 선택과 집중입니다.
조직이든 개인이든 가진 자원과 시간은 제한적입니다. 특정한 분야를 선택하고 거기에 자원을 집중시키는 경영전략. 이 ‘선택과 집중’의 개념은 경영학계 석학인 하버드대학의 마이클 포터 교수가 이론화했습니다. 기업이나 국가의 운영뿐 아니라 개인에게도 적용되는 이 투자전략이 새로운 건 아닙니다. 위치를 잘 잡고 한 우물만 파는 전략입니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않는 포트폴리오 다각화와는 반대쪽 전략입니다. 집중과 분산 어느 쪽이 더 좋을까. 여기에 답은 없습니다. 높은 수익률을 올리려면 위험이 따르더라도 한곳에 집중하고, 안전한 쪽을 더 원하면 투자를 분산하는 게 유리합니다.
대한민국이 스포츠 강국으로 자리매김한 것도 양궁, 태권도, 유도, 펜싱, 사격, 쇼트트랙 등을 선택하고 집중한 결과입니다. 모든 국민이 함께하는 사회체육 대신 엘리트 체육 정책 덕분에 우리는 올림픽 때마다 이들 종목에서 풍성한 메달로 국민의 자긍심을 높입니다. 이 수익률-위험 간의 트레이드 관계는 직업 선택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일상이 늘 빠듯하고 내부 경쟁으로 직업의 안정성이 낮더라도 빠른 승진과 높은 연봉을 원하는 사람에겐 대기업이 좋고, 월급이 적더라도 보장된 정년으로 ‘워라밸’을 추구하는 사람에겐 공무원이나 공기업 쪽이 좋습니다. 월급쟁이보단 자기 사업으로 큰돈을 벌려면 망할 때 망하더라도 벤처 창업하는 게 낫습니다. 기대수익이 높으면 그만큼 위험을 감수해야만 하는 ‘high risk, high return’은 시장경제의 작동원리입니다.
선택은 각자의 몫이지만, 문제는 한정된 자원과 시간입니다. 가치 있는 5가지 목표를 정해 시간과 역량을 집중하는 대신 20가지 포기해야 하는 기회는 기회비용입니다. 기업이 성공하려면 고객의 마음에 자사의 상품을 어떻게 위치시킬 것인지 포지셔닝부터 분명해야 합니다. 여기엔 작은 사업장, 중소기업이라고 해서 불리할 건 없습니다. 감성의 터치로 알짜고객을 확보하는 고급 음식점과 펜션, 명품매장의 차별화전략도 선택과 집중입니다. 이건 항공우주 종합대학으로 특성화된 우리 대학 KAU도 마찬가지입니다. SKY 대학들과 경쟁할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우리 청년들은 고민이 많습니다. 담임선생님 없는 대학 생활에서 혼돈과 갈등을 겪는 건 온실을 벗어나 허물을 벗겨내는 대학생의 성장통입니다. sophomore의 그리스어 어원처럼 대학 2학년은 ‘지혜로움(sophos)’과 ‘우둔함(moros)’이 교차하는 갈등과 성숙의 시기일 겁니다. 인생행로에서 목표가 뚜렷해지는 단계가 대학입니다. 여러 선택지를 놓고 미래를 설계하고 목표를 선택하는 사유(思惟)의 시간이 지나면, 그때부턴 집중해야 하는 시간이 옵니다. 인생을 건 승부가 시작되면 이것저것 머릿속에 생각이 많은 사람보다는 생각이 단순한 사람이 성공합니다. 표적이 명료해야 집중이 쉽기 때문입니다. 아래 링크는 지난 5월 우리 대학의 차별화전략에 대해 한국대학신문과 인터뷰한 내용입니다.
[파워인터뷰] 허희영 한국항공대 총장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항공우주 특성화 대학 글로벌 위상 확립할 것” < 대담 < 기사본문 - 한국대학신문 - 429개 대학을 연결하는 '힘' (unn.net)
한국항공대학교 SW중심대학사업단에서 지원하고 AI융합대학에서 수행하는 2024년도 산학 R&D 프로젝트 참여기업을 아래와 같이 모집하니 많은 참여 바랍니다.
1. 프로젝트 개요
■ 교내 AI융합대학 4학년 학생들과 기업이 함께 프로젝트 수행
■ 기업의 주요과제를 산업체, 교수, 학생이 협력하여 해결하는 윈-윈 체계 구축
2. 모집 분야
■ 인공지능. 자율주행, 빅데이터, 게임, 드론, 블록체인 등 AI·SW 관련 분야 전반
※ 스마트 모빌리티 관련 프로젝트 우대
3. 모집 일정
■ 신청서 제출 : 2023. 12. 22. (금)까지 E-mail 제출 (제출처 하단 참고)
■ 심사 후 선발 결과 개별 통보
4. 지원 규모
■ 프로젝트 당 800만원 내외 (최대 20개, 기업 부담금 없음)
5. 프로젝트 기간
■ 2024년도 1학기 및 2학기(방학기간 제외)
※ 1학기 종료 후 중간 평가 결과에 따라 2학기 계속 지원 여부 결정
6. 주요 내용
■ 기업의 과제를 함께 해결해 나가는 문제 해결식 프로젝트형 교과 진행 (프로젝트 당 6명 내외의 학생이 참여)
■ 기업 전문 인력의 멘토링을 통한 학생 실무 역량 강화
■ 전담 교수, 조교 배정을 통한 프로젝트 관리
■ SW중심대학 사업단을 통한 연구 지원
※ 본 프로젝트를 통해 생산된 결과물의 소유권은 상호간의 협의를 통하여 결정
7. 제출 서류
■ 기업 및 프로젝트 소개자료 (자유양식)
■ 프로젝트 참가 신청서 (첨부파일 참조)
※ 희망 프로젝트가 2개 이상인 경우 프로젝트 별로 신청서 제출
8. 문의처
■ E-mail : suhkim365@kau.ac.kr (김수한 연구원)
■ TEL : 02-300-0469